경주의 한 조용한 마을. 그런데 이곳에 스페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집이 있다? 모로코 스타일로 장식된 파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경주의 전통적인 풍경과는 전혀 다른 이국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이 집의 주인인 민철씨는 과거 스페인 여행에서 론다라는 지역에 매료되어 이민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그곳을 사랑했다. 결국, 경주에 자신만의 스페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 집이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10년이 걸렸다. 처음 집을 지을 때 외관은 만족스러웠지만, 내부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민철 씨는 계속해서 리모델링을 반복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손을 보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공사는 스스로 해낼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덕분에 짐 안과 마당은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한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 완성한 이 특별한 공간. 그곳에서 펼쳐지는 주인장의 여유로운 일상을 들여다본다.
강원도 강릉에는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독특한 감자탕이 있다. 이곳 감자탕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기 위에 빨간 하트가 장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하트의 정체는 바로 직접 간 콩 크림에 고춧가루를 더한 것이다. 사용되는 콩은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된 국내산 백태로, 알이 굵고 고소한 맛이 뛰어나다. 이 감자탕의 또 다른 특별함은 신선한 국내산 등뼈만을 사용한다는 것. 등뼈는 먼저 초벌로 삶은 후 깨끗한 물에 헹궈 불순물과 핏물을 완선히 제거해 잡내를 없애는 과정을 거친다.
콩크림 감자탕의 시작은 주인장의 친정어머니로 부터 비롯됐다. 어려운 시절, 자식들에게 영야가 있는 음식을 먹이기 위해 맷돌로 직접 간 콩을 감자탕에 넣어 주던 것이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되것이다. 이후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주인장 이미자씨는 어머니의 손맛을 살려 콩크림 감자탕 전문점을 열었다. 그리고 6년 전부터는 아들 정수씨가 가업을 이어 함께 운영 중이다. 가족의 추억과 정성이 깃든 이곳에서 따뜻한 한 그릇을 만나러 떠나보자.
양산에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한 국숫집이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가오리회 비빔국수. 숙성된 가오리회의 쫄깃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루며 신선한 새싹과 어린잎 알록달록한 파프리카까지 더해져 봄의 생기를 그대로 담아낸다. 상큼한 풍미가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인 이국수는 계절별미로 손색이 없다.
특히 손님들이 극찬하는 비법은 바로 양념. 사과, 배는 물론 레몬과 파인애플, 그리고 다양한 채소를 직접 갈아 넣어 자연스럽게 감칠맛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정성이 더해져 한입 먹으면 잊기 어려운 깊은 맛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가오리회 비빔국수 만큼이나 인기 있는 메뉴는 멸치국수다. 부드러운 면과 깊고 진한 국물의 조합이 일품이며 한 번 맛보면 계속 찾게 된다는 평이 많다. 특히 이곳만의 멸치 육수는 만드는 과정부터 특별하다. 감칠맛을 극대화하기위해 각 재료가 가장 적절한 온도에서 우러나도록 순서대로 넣어 정성을 들여 끓여낸다. 덕분에 국물 한 모금만으로도 깊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에는 아내를 볼 때마다 처음 만난 것처럼 예쁘다고 말하는 남성이 있다. 결혼한 지 무려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내를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오는 이 부부는 바로 김영준(77세)씨와 김금남(74세)씨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집을 나서는 순간 방금까지 다정했던 남편이 맞나 싶을 정도로 태도가 변한다. 길을 걸을 때도, 실버 무용단에서도 남편은 아내 곁을 비우고 다른 여성 회원들 사이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실버 무용단에서 유일한 남성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전혀 질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남편의 지난 삶에 있다. 남편은 6.25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와 생이별을했고 형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어머니와 단둘이 힘든 세월을 견뎌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형이 남긴 빚을 대신 갚기 위해 오랜 세월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런남편의 지난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는 남편이 마음껏 취미를 즐기도록 이해하고 지지해 주고 있다. 남편 역시 그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무용단에 함께 가입하자고 권유했고, 덕분에 아내도 자신이 몰랐던 춤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집 밖에서는 각자의 삶을 신나게 즐기고, 집 안에서는 다정한 부부로 지내는 이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며 살아가는 담양의 유명한 잉꼬부부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