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목요일
mbc 오늘n 2468회
저 푸른 초원 위에
지리산을 접수한 슈퍼우먼 오순 씨
지리산 품에 안긴 흙집 여장부, 안오순 씨 이야기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해발 500m 지리산 자락 깊숙한 곳에 특별한 집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흙으로 지은 집 다섯 채를 돌보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가 바로 귀촌 19년 차의 주인공, 안오순(53) 씨입니다.
도시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첩첩산중으로 들어온 그녀는 직접 땅을 다지고 다랑논을 개간해, 손수 흙집을 지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땐 전기도, 제대로 된 길도 없어 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한 해 동안 땅을 다지고 기초를 다져 만든 집은 이제 그녀의 삶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집을 지을 당시엔 "클수록 좋다"는 생각에 층고를 높게 올렸고, 덕분에 아파트 2층 높이에 맞먹는 웅장한 흙집이 탄생했죠. 하지만 그만큼 유지·보수는 손이 많이 갑니다. 봄이면 겨울을 버틴 지붕에 물을 뿌려 먼지를 털고, 벽 사이사이 벌어진 틈을 메우느라 하루해가 짧을 지경입니다.
바람이라도 세게 부는 날엔 지붕이 들썩이고, 쥐며 뱀이며 개미까지 들락날락하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사계절 풍경을 보면 모든 수고로움이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손님용으로 지은 별채도 네 채에 이르렀습니다. 본채까지 합쳐 다섯 채의 흙집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오순 씨는, 지금 이 삶에 무척 만족한다고 말합니다.
요즘엔 봄나물 채취로도 분주합니다. 지붕 위를 날다람쥐처럼 오르내리며 집을 손보는 모습에서 그녀의 부지런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목수인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집 안팎을 정비하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산중 여전사입니다. 자연을 삶의 일부로 삼고 살아가는 안오순 씨의 흙집 이야기, 지리산의 따스한 햇살과 함께 전해지는 그녀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4월 10일 목요일 오늘n 남원 저푸른 초원 위에